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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면 울리는 : 퀴어코드와 미디어 속 양성애에 대한 대중의 반응

오늘날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각종 연애 예능은 이성간의 연애에만 주목해왔다. 그러나 최근 인기를 끈 ‘좋아하면 울리는’은 퀴어 코드를 담아내고 양성애자로 보이는 출연자를 등장시키며 성소수자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누군가는 방송사가 시청률을 위해 양성애자 출연자의 동성에 대한 호감만을 부각하며 ‘퀴어 베이팅’을 했다고 지적했고, 누군가는 이에 대해 해당 출연자의 선택을 ‘퀴어 베이팅’으로 취급하는 것은 양성애에 대한 그릇된 이해를 드러낼 뿐이라 반박했다.

  • 원문 작성: 권태

  • 원문 검토: 미겔

  • 번역: 미겔(스페인어), 피웊(영어), 가리(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본 기사는 스포일러성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동안 한국의 퀴어들은 연애 예능 ‘좋아하면 울리는 짝! 짝! 짝!’에 주목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근처에 오면 상대의 휴대폰에 알림이 울리는 어플리케이션, ‘좋알람’을 다루는 원작 만화의 컨셉을 기반으로 참여자들이 서로 호감을 쌓아가는 과정을 다뤘습니다. 주로 이성애 코드만이 다뤄지던 한국의 기존 연애 예능과는 달리, 이 프로그램은 파트너로 동성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차별화된 지점을 보였습니다.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성소수자 연예인인 홍석천이 패널로 등장하는 등 기존의 연애프로그램에서는 다뤄지지 않던 정체성이 재현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남성 출연자들로만 진행된 ‘남의연애’처럼, 아예 동성커플을 다루는 연애프로그램 역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대체텍스트 : 붉은 조명에 몽환적인 분위기로, 두 여자가 얼굴을 가까이 맞댄 채 눈을 감은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있다.) (출처: Wavve 유튜브 캡처)
(대체텍스트 : 붉은 조명에 몽환적인 분위기로, 두 여자가 얼굴을 가까이 맞댄 채 눈을 감은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있다.) (출처: Wavve 유튜브 캡처)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성소수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커플은 백장미와 자스민 커플(두 출연자 모두 여성인)일 것입니다. 방송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호감을 표현하던 자스민의 모습과 자스민의 열렬한 구애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던 백장미의 모습이 다뤄졌습니다. 자스민에게 ‘그러나 장미는 여자잖아’라며 의아한듯 반문하던 출연자도 있었고, 자스민의 호감 표현에 머뭇거리던 백장미의 모습 역시 그려졌습니다. 그러나 의아하다는 듯 반응했던 출연자가 자스민의 중간선택에 웃음을 짓는 장면이 송출되기도 하였고, 자스민의 선택을 받아들인 백장미가 자스민과 함께 데이트를 나서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홍석천이 이런 모습에 눈물을 터뜨리는 모습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예능에서 동성 간 데이트를 혐오 어린 시선이 아닌, 웃음과 흐뭇함을 주는 방식으로 풀어낼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게 되었습니다.


(대체 텍스트: 좌우 반으로 나눠진 화면에서 좌측에는 두 여성 자스민과 백장미가 나란히 팔을 부여잡고 미소를 짓고 있다. 우측에는 홍석천이 애틋한 표정으로 좌측의 두 여성을 바라보고 있다. 화면 자막 “지금 끌리는 대로 선택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홍석천, 세 번 울린 자스민 X 백장미. 11화 하이라이트”. 마지막에 웃으며 눈물 흘리는 이모티콘.)  (출처: Wavve 유튜브 캡처)
(대체 텍스트: 좌우 반으로 나눠진 화면에서 좌측에는 두 여성 자스민과 백장미가 나란히 팔을 부여잡고 미소를 짓고 있다. 우측에는 홍석천이 애틋한 표정으로 좌측의 두 여성을 바라보고 있다. 화면 자막 “지금 끌리는 대로 선택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홍석천, 세 번 울린 자스민 X 백장미. 11화 하이라이트”. 마지막에 웃으며 눈물 흘리는 이모티콘.) (출처: Wavve 유튜브 캡처)

그러나 이 두 여성은 결국 맺어지지 못했습니다. 자스민과 백장미는 최종 선택에서 같은 남성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이 지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퀴어베이팅’을 한 게 아니었냐는 시청자들의 분노가 피어났고, 그의 연장선으로 양성애자에 대한 편견 어린 말들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퀴어베이팅이란 미디어에서 퀴어 코드를 삽입하여 이목을 끌면서도 실제로는 그들이 퀴어가 아님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기존의 연애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동성간의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했다는 점이나 자스민과 백장미의 서사를 적극적으로 담아냈다는 점 등이 이 프로그램이 퀴어베이팅을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자스민은 초반부터 남성과 여성 모두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으나 일부 시청자들은 자스민이 최종적으로는 남성 출연자를 선택했다는 것에 의아함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다른 시청자들은 자스민의 최종 선택을 퀴어 베이팅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양성애에 대한 그릇된 이해에서 비롯하는 태도임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자스민이 처음부터 남성 출연자와 여성 출연자 모두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고, 방송의 과정에서 호감이 점차 남성 출연자에게로 기울고 있는 과정이 드러냈다는 것이 그 근거였습니다. 오히려 자스민이 백장미를 골라야만 ‘진짜’ 사랑, 혹은 ‘진짜 다양성’이 아니냐는 접근이 자스민을 더욱 평면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좋알람’을 독점 서비스하는 웨이브는 퀴어 코드를 통해 많은 신규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 (대체 텍스트: 분홍빛과 보랏빛이 도는 배경에 분홍색 하트 모형이 있고 하트 모형을 중심으로 바닥에 원이 그려져 있다. 원을 따라 ‘좋알람’의 출연자 8명이 늘어서 있다. 포스터에 적힌 자막 “웨이브 예능 부문 신규유료가입견인 1위! 설 연휴 기간 폭발적인 인기와 화제성 입증”.) (출처: 웨이브 인스타그램)
‘좋알람’을 독점 서비스하는 웨이브는 퀴어 코드를 통해 많은 신규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 (대체 텍스트: 분홍빛과 보랏빛이 도는 배경에 분홍색 하트 모형이 있고 하트 모형을 중심으로 바닥에 원이 그려져 있다. 원을 따라 ‘좋알람’의 출연자 8명이 늘어서 있다. 포스터에 적힌 자막 “웨이브 예능 부문 신규유료가입견인 1위! 설 연휴 기간 폭발적인 인기와 화제성 입증”.) (출처: 웨이브 인스타그램)

한편, 일각에서는 자스민의 선택은 문제 삼을 것이 없지만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자스민과 백장미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추었으니 프로그램은 퀴어 베이팅이 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연애 프로그램의 전형적인 특성에 불과하다는 주장 역시 존재합니다.


‘좋알람’이 기존의 연애 예능 트랜드에서 벗어나 성소수자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 만큼, 한국사회에서는 ‘좋알람’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촉발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좋알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궁금하시다면 ‘Wavve’나 유튜브 클립 등을 통해서 ‘좋알람’을 감상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 원문 작성: 권태

  • 원문 검토: 미겔

  • 번역: 미겔(스페인어), 피웊(영어), 가리(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참고자료 (한국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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