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인제대학교 퀴어 공동체 IQ는 중앙동아리 인준과정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원색적인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투쟁을 멈추지 않는 이들의 행보를 지켜봐 주세요.
원문 작성: 권태
원문 검토: 미겔
번역: 미겔(스페인어), 피웊(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츠키(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지난 10월 25일, 인제대학교 퀴어 공동체 IQ(이하 ‘IQ’)는 중앙동아리 인준을 위한 대표자회의 인준심사 질의과정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신공격성 혐오발언을 경험했습니다. ‘동아리방이 생기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라는, 성소수자에 대한 원색적인 혐오가 가득한 발언은 회의장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IQ가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중앙동아리 인준 과정 중의 혐오 발언에 대한 성명문을 게시하자, 해당 커뮤니티에도 혐오는 확산되었습니다.
대학 내 동아리에게, 특히나 퀴어 동아리에게 중앙동아리로 인정받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퀴어 동아리가 중앙동아리로 인준된다는 것은 그 대학교에서 성소수자의 공동체가 ‘필요한 곳’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중앙동아리가 되는 것은 퀴어 동아리가 대학 내 성소수자들의 쉘터 기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금전적/공간적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존재 자체에 의의가 있는 대학 내 성소수자 공동체가 원활하게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한데, 중앙동아리가 되는 것은 동아리방을 지원받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안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대학 내 동아리에게, 특히나 퀴어 동아리에게 중앙동아리로 인정받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퀴어 동아리가 중앙동아리로 인준된다는 것은 그 대학교에서 성소수자의 공동체가 ‘필요한 곳’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편, 성소수자 동아리가 중앙동아리 인준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혐오를 경험하고 그 인준이 좌절되었던 것은 인제대학교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외행성(이하 ‘외행성’)과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퀴어 동아리 하이퀴어(이하 ‘하이퀴어’) 역시 유사한 혐오를 경험하였습니다. 이 두 학교의 사례는 종교분과 관련 인물의 사적 혐오가 공적인 토론의 장으로 흘러 들어간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입니다.
외행성의 경우, 2021년 10월 6일, 전체 동아리 대표자 회의에서 외행성의 중앙동아리 가인준 심의가 부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종교봉사분과장이 외행성의 추천서를 써준 다른 동아리 대표자에게 추천을 철회하라는 협박을 가했고, 외행성 운영진에게도 연락해오며 악담을 퍼부었으며, 해당 분과장이 속한 분과의 대의원 전원은 외행성의 가인준에 반대하였습니다. 한국외대의 동아리연합회에는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이러한 혐오는 방조되고야 만 것입니다. 외행성의 적극적인 대응과 다른 퀴어 동아리 및 한국외대 학생들의 활발한 연대로 해당 분과장은 동아리연합회에서 제명되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외행성은 중앙동아리로 인정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한편, 하이퀴어는 2021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총 네 번의 학기에 걸쳐 중앙동아리 인준을 시도하였으나 네 번의 시도는 모두 좌절되고야 말았습니다. 네 번의 시도 모두에서 본 회의의 안건으로 상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회의에서 대표자 과반의 찬성표를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결과입니다. 하이퀴어는 동아리연합회와도 수차례 회의를 진행해 인준 과정의 타협 방안을 논의하였고, 다른 동아리 대표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발표에 반영하고 이들에게 차별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하나의 동아리로 바라봐 달라고 부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거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맞이하였습니다. 이때 본회의의 투표에서는 다수의 종교동아리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져, 하이퀴어 측에서는 “개인적인 차별의 시선으로 인해 (중앙동아리 인준이) 부결된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많은 퀴어 동아리들이 중앙동아리 인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의 활동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이 경험한 부당함을 성명, 기자회견 등의 형태로 가시화하며 중앙동아리 인준 과정에 몇 번이고 재도전하고 있고, 다른 퀴어 동아리 역시 이들의 경험에 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제대학교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에는 서울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QIS(이하 ‘QIS’)와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에서 연대발언으로 힘을 실었고, 지난 외행성 사태에는 QIS 등이 의견서를 작성해 한국외대 동아리연합회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동아리들이 연명으로 이들 동아리에 연대하였고, 그 무엇도 이들의 연대를 멈출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존재 자체가 투쟁이 되는 삶을 살아온 우리는,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수많은 위협과 혐오에 대응하며 더욱 강하게 뭉칠 수밖에 없었던 우리는 연대를 멈출 수 없습니다.
원문 작성: 권태
원문 검토: 미겔
번역: 미겔(스페인어), 피웊(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츠키(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참고자료 (한국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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