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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게이 합창단, 지보이스의 20주년 기념 공연

성소수자 차별을 사회적, 제도적으로 극복하지 못한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이 벽장 속에 숨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가 잔존하는 한국 사회에서 20년째 게이 정체성을 드러내고 노래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게이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지보이스’를 만나보세요.

  • 원문 작성: 희중

  • 원문 검토: 레이, 미겔

  • 번역: 희중(스페인어), 피웊(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가리(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비안네(프랑스어)


Q: 지보이스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지보이스는 2003년 11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소모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합창단으로,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로 시스젠더 게이들이 대다수를 이루지만 다른 성별 정체성이나 지향성을 가진 분들도 섞여 있습니다. 2023년 현재 약 30여 명의 단원이 있습니다.

지보이스 20주년 정기공연 포스터. 파스텔 톤 배경에 수십 명의 지보이스 단원들이 합창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만화적으로 그려져 있다. 맨 뒷줄에는 별 모양의 요술봉을 들고 있어 하늘로 별을 흩뿌리는 것처럼 보인다.  (출처: 지보이스)
지보이스 20주년 정기공연 포스터. 파스텔 톤 배경에 수십 명의 지보이스 단원들이 합창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만화적으로 그려져 있다. 맨 뒷줄에는 별 모양의 요술봉을 들고 있어 하늘로 별을 흩뿌리는 것처럼 보인다. (출처: 지보이스)

Q: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며 특별한 정기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공연 기획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A: 20주년을 축하하는 무대이자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는 무대, 그동안 지보이스를 응원하고 격려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간 발표한 자작곡들 중 의미가 있는 노래들을 선별해서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올 상반기에 발표한 20주년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여러 곡을 이번 무대에서도 부르게 됩니다.

한국어 제목

영어 제목

벽장문을 열어

Open the closet

교정의 추억

​Memories of School

종로의 기적

Miracle of Jongno

게이데이

Gay Day

세상아 너의 죄를 사하노니

World, I Fogive Your Sins

쉽지 않아

It's Not Easy

북아현동 가는 길

The Road to North Ahyeon-dong

오빠의 결혼식

Brother's Wedding

들어봐

Listen

고백

Confession

립싱크가수

Lipsync Singer

이십년 후

Twenty Years Later

콩그레츄레이션즈

Congratulations

외 다수

*친구사이 홈페이지에 20주년 기념음반 영문 가사가 게시돼 있다(https://chingusai.net/xe/g_voice/626382).


Q: 90년대부터 가시화된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운동 속에 20년 간 활동한 합창단이라니, 지난 20년 간 지보이스는 한 해 한 해를 어떻게 보내왔나요?

A: 특별한 성소수자 이슈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정기공연 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연초에 연습을 시작해서 신입단원을 모으고, 봄에 뮤직캠프를 다녀오고, 여름부터는 본격적으로 공연 준비를 하고, 가을에 정기공연을 진행하고, 겨울에 공연 상영회 및 평가회를 진행합니다. 성소수자 이슈가 있을 때는 합창으로 합류하기도 하고, 그 외 다른 단체에서 초청하는 섭외공연이나 다른 이벤트들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Q: 아직 성소수자 정체성을 가지고 사회활동을 해나가기에 난관들이 있는 한국 사회에서 게이 합창단으로 대중공연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요, 어떤 어려움의 사례들이 있었을까요?

A: 지보이스라는 단체로서는 커밍아웃을 했지만, 그 안에 속한 단원 개인들이 전부 커밍아웃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활동 시 약간의 제약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사진이나 영상을 대중매체에 내보낼 때 불편해 하는 단원이 있을 수 있으므로 미리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을 가진 합창단이기 때문에 노래나 퍼포먼스에 정체성을 녹여내기 위한 작업을 같이 진행하고 있으므로 이 지점 역시 일반 합창단들과는 다른 도전과제일 것 같습니다.

영화 <위켄즈> 포스터. 빨간 벨벳 커튼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 걸터 앉은 지보이스 단원들 8명을 밝은 무대 조명이 비추고 있다. 좌상단에 “그럼 어때 친구야. 내 노래를 들어봐.”라는 노래 가사 구절이 적혀 있다.
영화 <위켄즈> 포스터. 빨간 벨벳 커튼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 걸터 앉은 지보이스 단원들 8명을 밝은 무대 조명이 비추고 있다. 좌상단에 “그럼 어때 친구야. 내 노래를 들어봐.”라는 노래 가사 구절이 적혀 있다.

Q: 대중의 입장에서 지보이스를 접할 수 있었던 하나의 매체로서 다큐멘터리 영화 <위켄즈>(2016)가 있습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고 또 파노라마 관객상을 수상할 정도로 당시에 국내외로 인지도를 높였었는데요, 그 이후 비한국인 퀴어들이 지보이스를 들여다 볼만한 사건들이 있었을까요?

A: 몇 가지 대외적인 활동내역을 들자면요,

2017. 6. 2. ~ 4.

제2회 아시아 성소수자 합창 페스티벌 Hand in Hand in Seoul 개최

2017. 9. 17.

지보이스 스토리북 '선게이서울' 발간

2020. 9. 18. ~ 24.

제12회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위켄즈&지보이스' 상영 (https://youtu.be/qSTfV134PU8?si=OFE4P5lN3rn68h4Z)

2021. 5. 13.

KBS2 다큐인사이트 '빛은 무지개' 방영 - 지보이스 출연

그 외에도 장애인, 이주민, 군 인권 이슈, 성폭력 이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투쟁에 노래로 결합해왔습니다.

지보이스 스토리북 ‘선게이서울’의 표지 사진. 핑크빛 글씨로 “선게이서울”이라는 문구가 상단에 인쇄돼 있고, 7명의 지보이스 단원들이 서로 밀착해서 요염한 포즈와 눈빛으로 표지 모델을 한 모습이다. (출처: ‘친구사이’ 홈페이지)
지보이스 스토리북 ‘선게이서울’의 표지 사진. 핑크빛 글씨로 “선게이서울”이라는 문구가 상단에 인쇄돼 있고, 7명의 지보이스 단원들이 서로 밀착해서 요염한 포즈와 눈빛으로 표지 모델을 한 모습이다. (출처: ‘친구사이’ 홈페이지)

Q: 지보이스만큼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국내에도 여러 퀴어 공연예술 단체들이 있습니다. 지보이스만의 차별화되는 활동 방향이 있을까요?

A: 아마추어 합창단이 가진 약점을 장점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정형화된 예술 형식의 틀을 벗어나서 장르나 형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예술성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2016년 및 2019년 변칙 판타지를 연출한 정은영, 2018년 ‘형제봉 가는 길’을 연출한 임흥순 등 미술 작가들과의 협업은 그런 맥락과도 닿아 있습니다. 지향하는 무대 역시 기성 합창곡을부르는 것 보다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창작곡을 만들고 우리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현하고자 노력합니다. 무엇보다도 단원들이 계속 교체되는 가운데서도 20년 간 쉼 없이 활동을 이어온 인내심이 지보이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Q: 넓은 활동 저변과 상대적으로 긴 역사 속에서도 지보이스가 오늘날에도 힘을 내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함께 하는 단원들 때문입니다. 오래된 단원도있고, 계속해서 새로 합류하는 단원들도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과, 이 자리를 지켜내며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분들 덕분에 힘을 내서 꾸준히 활동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한국사회의 현실도 저희가 계속 활동해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Q: 합창은 다양한 음 사이에서의 화음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음을 맞춰가는 과정은 어떤가요? 연습 중 재밌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연습중에 있는 다양한 일화들을 다 소개하기에는 지면의 한계가 있을 것 같네요. 초기에는 음치인 단원을 위해서 비밀리에 개인지도를 한다든가, 머리에 양동이를 뒤집어쓰고 노래하는걸 알려준다든가, 특정 파트만 남아서 나머지 연습을 한다든가, 틀린 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립싱크를 한다든가 등등 많은 일화들이 있었으나, 아마추어 신입단원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지보이스의 특성상 기술적인 전문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다른 가치들을 추구하는 것으로 예술적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일단 합창단원으로서 노래를 한다는 것은, 마음을 열고 자신의 목소리를 주장하지 않는 것, 옆 사람을 배려하면서 믿고 의지하는 것 등이 화음을 만드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각자의 다른 소리들이 하나의 울림으로 풍부한 화성을 갖는 음악이 될 때, 그리고 그 음악에 진심을 담은 강력한 메시지가 실릴 때, 어떤 예술보다 강력한 카타르시르를 줄 수 있는 것이 합창이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단원이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어떤 말씀을 해주시고 싶은가요?

A: 지보이스의 활동방향에 공감하고 같이 노래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원이 될 수 있습니다. 노래실력이나, 나이, 성별, 지향성, 국적, 인종, 언어, 신체적 특징 등은 전혀 가입에 제한이 되는 사항이 아닙니다. 한 가지만 더 욕심을 내자면,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 줄 의향이 있는 성실한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지보이스 신입단원 모집 포스터. 포스터 하단에 지보이스 소개와 함께 소셜미디어 계정이 소개돼 있고, 중앙에는 무대에서 공연 중인 단원들의 모습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검정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지보이스 단원들이 하늘 방향으로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있다. (출처: 지보이스 SNS)
지보이스 신입단원 모집 포스터. 포스터 하단에 지보이스 소개와 함께 소셜미디어 계정이 소개돼 있고, 중앙에는 무대에서 공연 중인 단원들의 모습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검정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지보이스 단원들이 하늘 방향으로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있다. (출처: 지보이스 SNS)

Q: 독자들이 지보이스를 찾아볼 수 있는 소통 창구를 공유해주세요. A:

E-Mail gvoiceseoul@gmail.com INSTAGRAM @g_voice1120 Facebook https://www.facebook.com/gvoiceseoul

YOUTUBE @G_VoiceTV

입단 문의 : 카카오톡 채널 지보이스

Q: 끝으로, 올해 정기공연은 어떻게 찾아갈 수 있는지 홍보 부탁합니다.

A:

제목 - 지보이스 20주년 기념공연 '노래 노래 노래'

일시 - 2023년 10월 8일 오후 6시

장소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https://kko.to/_eV8Sqkmha)

예매 - https://www.tinyticket.net/event-group/EGAFILOnqTxw (2023년 9월11일 이후 예매오픈)




 
  • 원문 작성: 희중

  • 원문 검토: 레이, 미겔

  • 번역: 희중(스페인어), 피웊(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가리(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비안네(프랑스어)


참고자료 (한국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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