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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가족, 공동체

자신의 가족을 찾아 나서는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 김규진씨를 소개합니다

  • 원문 작성: 권태

  • 원문 검토: 미겔

  • 번역: 미겔(스페인어), 피웊(영어), 가리(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김규진씨의 바람대로 살아가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 아마도 그의 결정에 ‘당황’하는 사람들은 사실 그의 용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한국에서 발의된 생활동반자법에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한 것에 대하여, 한국 <경향신문>이 e-mail로 주디스 버틀러를 인터뷰했을 때 주디스 버틀러가 김규진씨에게 남긴 말입니다. 김규진씨가 어떤 결정을 했기에 생활동반자법 관련 인터뷰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됐고, 주디스 버틀러가 그 결정을 축하한 것일까요?



이미지 대체텍스트: 만삭의 김규진씨가 배가 보이는 옷을 입고 배를 감싼 채 환하게 웃으며 앉아 있다. 김규진씨의 왼쪽에는 김규진씨의 아내 김세연씨가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채 김규진씨를 바라보며 박수를 치며 앉아있다. 두 사람 뒤에는 ‘2023.07.22, 대한민국 저출생대책 간담회 겸 규진&세연 부부 베이비 샤워’라는 글이 적힌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띄워져 있다. (출처: 한겨레 기사(본인 제공),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101384.html)
이미지 대체텍스트: 만삭의 김규진씨가 배가 보이는 옷을 입고 배를 감싼 채 환하게 웃으며 앉아 있다. 김규진씨의 왼쪽에는 김규진씨의 아내 김세연씨가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채 김규진씨를 바라보며 박수를 치며 앉아있다. 두 사람 뒤에는 ‘2023.07.22, 대한민국 저출생대책 간담회 겸 규진&세연 부부 베이비 샤워’라는 글이 적힌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띄워져 있다. (출처: 한겨레 기사(본인 제공),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101384.html)

김규진씨는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으로 스스로를 소개합니다. 동성혼이 법제화되지 않은 한국에서 ‘유부녀’임을 자칭하는 그는 파트너와의 결혼 이야기를 담은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수리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아내 김세연씨와 혼인신고를 시도하기도 했고, 미국에서 받은 혼인증명서(한국에서의 법적 효력은 없습니다)로 항공사에서 ‘가족’ 사이에만 제공하는 마일리지 통합 서비스를 받기도, 또 딸 ‘라니’(태명)의 출생신고를 시도하며 두 양육자가 있는데도 한 명의 부모를 가진 것으로 여기는 국가 행정의 빈틈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자식 ‘라니’를 낳으면서는, 성소수자인 부모 모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동성혼이 법제화되지 않은 한국에서 ‘혼인평권’ 담론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닙니다. 이는 한국의 동성결혼 법제화 운동이 단순히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가족’을 기준으로 설계된 복지제도에서 배제된 이들의 권리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활동가 부부인 소주(소성욱), 오소리(김용민) 부부는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동성 배우자를 인정하라는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내용이 담긴 판결을 받으며 승소했습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가족구성권 3법’ 역시 혼인평등법과 함께 생활동반자법과 비혼출산지원법을 포괄하며, 동성혼의 법제화를 다양한 형태의 ‘결합’을 선택한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맥락에서 파악했습니다.


김규진씨는 결혼부터 ‘베이비샤워’, 그리고 ‘라니’의 출생 이후까지의 전 과정에서 ‘퀴어한’ 균열을 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저출생 대책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베이비샤워’의 경우, 김규진씨의 결혼 기사에 ‘악플’을 단 사람들에게서 받은 합의금으로 개최됐습니다. 행사에서는 트랜스젠더인 드랙 아티스트 ‘세레나’씨가 ‘젠더 리빌’(아이의 성별을 밝히는 이벤트)때 아이의 ‘섹스’는 여성이라는 점을 밝히며 성별 이분법 사회를 비꼬았고, ‘아이를 낳지 말자’는 내용이 담긴 축가가 울려퍼지며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에 대한 조소가 오갔습니다. 이처럼 너무나도 ‘정상’적으로 보이는 행사는 곳곳에 아주 퀴어한 균열을 담지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김규진씨는 영유아 자식을 가진 어머니들의 커뮤니티에도 참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맘카페’라는 이름으로 영유아 자식을 가진 어머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있고, 많은 육아 정보가 그곳에서 오갑니다. 그곳에는 김규진씨의 출산에 대한 기사를 올리며 김규진씨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김규진씨는 그 글에도 직접 댓글을 달며 자신을 알리고 주변을 직접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혐오의 한 가운데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 김규진씨입니다. 자신의 아내를 고생시킬 수 없다고 직접 아이를 낳기까지 하는 이 시대의 참-부치가 만들어갈 또 하나의 가족을 응원해주세요.




 
  • 원문 작성: 권태

  • 원문 검토: 미겔

  • 번역: 미겔(스페인어), 피웊(영어), 가리(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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