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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를 닫는 한국 성소수자 소식: 가족구성권, 대구퀴어문화축제, 나화린 선수

2023년 상반기는 한국의 성소수자들에게 굉장히 중대한 시기였다. 도민체전에 한국 최초로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하기도 했고 생활동반자법과 가족구성권 3법이 발의되는 큰 진전도 있었지만, 보수적인 지자체장들이 곳곳의 퀴어문화축제를 탄압하면서 축제가 투쟁의 전면에 서기도 했다.

  • 원문 작성: 에스텔

  • 원문 검토: 미겔

  • 번역: 미겔(스페인어), 피웊(영어), 가리(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2023년에도 꾸준히 한국의 성소수자 이슈들을 전달해드렸지만, 최근 들어 중대한 사안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큼직한 세 가지 이슈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을위한 법안 발의

2023년 4월 26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 등 11인이 한국에서 최초로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했습니다. 뒤이어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은 31일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혼인평등법, 생활동반자법, 비혼출산지원법 등 '법적 가족의 범위를 늘리는' 취지의 3개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가족구성권 3법은 혼인평등법을 통해 ‘금기’처럼 취급된 동성혼 법제화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해당 맥락에서 생활동반자법, 차별금지법과 함께 동성혼 법제화의 개별 도입을 주장해온 국내 인권단체들은 이날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혼인평등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혼 법제화를 촉구하는 '모두의 결혼' 캠페인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들 단체는 7월 1일 열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맞춰 광장의 전광판과 시내버스에 동성 부부의 일상을 보여주는 광고 ‘사랑이 이길 때까지’를 상영했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 동성혼 법제화 입법과 전국 단위에서의 동성혼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전면적 혼인 평등 운동도 펼칠 방침입니다.


모두의 결혼: 사랑이 이길 때까지. 우리는 이미 가족으로 살고 있으니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경찰과 지자체가 대립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보수 개신교계와 지자체의 방해 속에서도 6월 17일에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정당한 집회를 막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지만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도로를 사용할 수 없다며 협조를 거부하고 행사 장소를 지나는 버스노선을 우회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라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대구경찰은 시내버스 등 차량을 우회시켰고 행사는 예정된 장소에서 무사히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대구시는 시 공무원들을 동원해 강제로 부스 등을 철거하려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저지되었습니다. 이런 맥락 속에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경찰에게 환호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대구퀴어문화축제에 협조했다고 해서 경찰을 인권친화적이라고 봐선 안된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퀴어문화축제를 막으려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과거 대선후보이기도 했으며 보수여당 내에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비주류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를 견제하려는 중앙정부의 의사가 경찰의 움직임에 반영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과거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들이 공격당하는 것을 경찰이 방관하기도 했다는 점도 또 하나의 근거로 제시됩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축제 차량의 현장 진입을 두고 경찰(우)과 대구시 공무원(좌)이 대치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축제 차량의 현장 진입을 두고 경찰(우)과 대구시 공무원(좌)이 대치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트랜스젠더 선수의 한국 최초 도민체전 출전

사이클 선수였고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나화린 씨가 트랜스젠더로서는 국내 최초로 도민체전에 출전했습니다. 그는 대회에 출전하는 목적이 '수상'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나는 논란이 되고 싶습니다."


나화린 씨는 자신의 출전 자체가 논란이 될 것도,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리란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내가 상을 받으면 대중의 공감과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결국 명예로울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자였다가 여자인 내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나는 인생을 건 출전을 통해 차별이 아닌 구별을 얘기하고 싶었다. 남녀로 딱 잘라 정해진 출전 부문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출전한 도민체전에서 금메달 세 개를 따냈습니다. 수상 이후 이뤄진 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겠다는 계획은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로 잘 해낸 것 같다”며 “이제 여성 농업인으로서 조용히 지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벌여놓은 일은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여러 매체에 출연해 활발한 토론의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나화린 씨의 출전은 한국사회에 화두를 던졌습니다만 트랜스젠더와 운동경기에서의 성별 구분에 대한 논의가 아직 미흡합니다. 우선 해당 지자체장인 강원도지사 김진태는 강원지역 목회자들이 대거 참석한 행사에서 퀴어축제 등은 절대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며 자신이 나화린 씨의 전국체전 출마를 막았다는 식의 발언을 했습니다. 뒤이어서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역시 퀴어축제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히는 등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지역 정치인들의 행보가 우려스럽습니다.


나화린 선수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우승해서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출처: 채널A 뉴스 캡처)
나화린 선수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우승해서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출처: 채널A 뉴스 캡처)



 
  • 원문 작성: 에스텔

  • 원문 검토: 미겔

  • 번역: 미겔(스페인어), 피웊(영어), 가리(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참고자료 (한국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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