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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무지개를 피워내기 위하여: 서울퀴어문화축제의 광장 사용 불허

지난 5월 3일, 서울시는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습니다. 이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행정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있습니다. 우리의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원문 작성: 권태

  • 원문 검토: 미겔

  • 번역: 미겔(스페인어), Juyeon(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보꾸(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지난 5월 3일,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7월 1일 서울광장 사용의 불허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신 CTS 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회복콘서트'의 개최가 허용되었습니다.


며칠 뒤 해당 결정이 있었던 회의의 속기록이 공개되었고, 이 속기록은 성소수자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속기록에는 “이렇게 논란이 있고 문제가 있는 축제들은 위원회에서 걸러내야 될 것 같다”거나 “교육적인 부분에서도 좋지 않다”는 발언이 담겨있었고, “공공성”과 “시민의 건전”함, “시민들의 피해” 등을 근거로 서울퀴퍼의 서울광장 사용에 반대하는 위원들의 발언들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에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시민들은 이 상황을 차별적 행정이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퀴어 관련 행사가 행정적인 차별을 경험하는 것은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닙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위원회로부터 행사 내용의 지속적 검열을 압박받고 있고, 퀴어여성체육대회의 대관 신청이 취소되어 재판까지 진행되고 이에 주최측이 승소했던 적도 있습니다. 개최를 방해하는 혐오세력의 공작에 맞서기 위해,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15년에는 퀴어퍼레이드 집회 신고를 위한 '무지개 줄서기' 이벤트를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한국에서는 집회를 열기 위해서는 관할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대문경찰서가 집회신고를 위해 사실상 '줄서기'를 강요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한국의 성소수자 행사가 마주한 공공기관의 차별에 관해 이 글도 읽어보세요: 한국 공공기관의 차별 속에 3년 만에 돌아온 서울 프라이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어떻게든 서울퀴어문화축제를 7월 1일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대학가 역시 서울퀴퍼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동에 나섰습니다. 서울대학교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를 주축으로 10개 대학의 20개가 넘는 단체가 모여 '대학가 무지개행진'을 개최한 것이 그 예시입니다. '대학가 무지개행진' 참여자들은 2014년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되었고 혐오세력의 열렬한 방해 공작이 행해졌던 신촌에 모여 5월 12일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QIS, 홍익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홍반사와 벌써 다섯 번째 준동아리 인준 과정 부결을 마주한 한양대학교 에리카 성소수자 동아리 하이퀴어가 발언을 진행하였으며, 참가자들은 깃발과 손피켓을 들고 퀴어한 K-POP 노래에 맞춰 신촌 일대를 행진했습니다. 또한, 참가자들은 퀴어퍼레이드에서 즐겨 불리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며 행진을 마무리했습니다.


대학가의 성소수자 동아리가 마주한 문제에 관해 이 글도 읽어보세요: 이 캠퍼스에도 우리가 있습니다 –한국의 대학 내 퀴어 동아리들의 중앙동아리 인준

대학가 무지개행진 참여자가 들고 있는 손피켓. 남색 바탕에 작은 흰 글씨, 우리들은 여기있다. 큰 분홍색 글씨, 무지개는 이어진다. (출처: 대학가무지개행진 웅)
대학가 무지개행진 참여자가 들고 있는 손피켓. 남색 바탕에 작은 흰 글씨, 우리들은 여기있다. 큰 분홍색 글씨, 무지개는 이어진다. (출처: 대학가무지개행진 웅)

한편,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활발한 인권 담론을 지닌 것으로 유명한 성공회대학교에서는 제1회 미니퀴어퍼레이드가 주최되고자 했으나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학내 곳곳에 미니퀴어퍼레이드 반대 대자보가 붙었고, 성공회대학교 본부가 미니퀴어퍼레이드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본부는 미니퀴어퍼레이드 주관단위들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참여한 회의 끝에 입장문을 철회했고, 성공회대 제1회 미니퀴어퍼레이드는 6월 20일로 변경되어 진행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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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성소수자 인권활동 단체들에서도 연대성명을 작성하는 등 활발한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타이완프라이드퍼레이드와 홍콩프라이드퍼레이드 등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가져주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가톨릭 LGBT+ 앨라이, 모두의 교회 PUB 등 종교 관련 단체들도 연대성명을 작성해주었습니다.


현재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서울퀴어퍼레이드 장소와 코스의 확보를 위해 필요한 집회신고를 위해 또 한번 '무지개 줄서기'를 기획중입니다. 온갖 차별과 혐오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름에도 무지개를 피워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동료들이 이곳 한국에 있습니다.


* 이 글의 본문은 5월 31일 기준으로 최종 수정되었으며 6월 7일 현재 서울퀴어문화축제는 퍼레이드 개최지를 을지로2가로 발표했습니다.



 
  • 원문 작성: 권태

  • 원문 검토: 미겔

  • 번역: 미겔(스페인어), Juyeon(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보꾸(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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